흔들리고 또 흔들리지 말아야 할 나이, 마흔!

임인경

손가락 관절들이 쑤신다. 무릎이 시큰하고 허리도 아프다. 가슴이 울렁거리고 몸은 자꾸만 축 처진다. 고물상에 가야하나. 내 나이를 짚어보니 정확히 마흔이다. 아직 살 날의 반밖에 오지 않은 것 같은데 마흔의 신고식이 냉정하기 그지없다. 어찌됐건 준비 없이 마흔은 왔고 나는 쓰러진 몸을 추슬러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원인을 먼저 알아야 했다.

2017년과 2018년의 화두는 바로 이 ‘마흔’이었다. 출판사마다 경쟁하듯이 ‘마흔’을 주제로 한 책들을 출간했고 몸과 마음이 아픈 사십대들은 위로와 공감을 찾아 서점을 기웃거렸다. 나도 그러했다. 마흔의 시작이 왜 육체적 아픔이어야 하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나중에 안 사실은 몸이 아픈 것은 진실의 껍데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 너머에는 정신적 아픔이 있었다. 지난 삼십대를 살아오는 동안 많은 불안과 불만, 시련과 허탈감이 내 안에 가득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뒤엉켜 내 속이 곪아 터지고 있었다. 정신적 아픔이 육체로 전이 되어 온 그때가 바로 나의 마흔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이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까. 시중에 출간된 많은 책들은 그 동안 살아 온 삶을 뒤돌아보라고 조언했다.

“지금까지 당신은 누구의 삶을 살아왔는가?”

우리는 공식화된 주문에 맞춰 살아 내느라 힘이 들었다. 20대에는 취직과 도전이라는 과제가 있었고 30대에는 결혼과 자식 그리고 돈을 모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왔다. 그래야 40대에 안정적으로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현실을 무시한 공식일 뿐이다. 취직도 도전도 결혼도 자식도 게다가 경제적 안정조차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 내듯이 척척 이루어진다면 마흔은 아플 이유가 없다. 우리는 미래에 있을 결과에 현실을 저당 잡힌 채 숨 가쁘게 달려야만 했다.
“미래를 위해 보험을 드세요. 미래를 위해 적금을 드세요.”

행복은 현재에 없고 미래에 있다고 그래서 현재의 행복을 아끼고 아껴서 미래에 꺼내 쓰는 것이라고 많이들 말해왔다. 그래서 이렇게 미래를 위해 달려왔건만 마흔 위에 서보니 미래의 행복도 현재의 행복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뒤를 돌아보고 있는 이때 나는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 보험도 적금도 심지어는 자식도 당장 내 행복을 보장해 주지 못한다면 이제는 내가 찾아 나서야 한다.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인 칼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 진정한 당신이 되라는 내면의 신호다.”라고 말했다. 마흔이 흔들리는 나이라고, 그러니 그 흔들림을 잘 포착해서 진정한 나를 찾으라는 의미이다. 한편 공자는 흔들리지 말아야 할 불혹의 나이라고 말을 한다. 둘은 다른 듯해도 결국에 하나이다. 진정한 나를 찾고서 내 신념대로 사는 나이, 마흔! 이게 바로 흔들려야 할 나이이고 흔들리지 말아야 할 불혹의 나이인 것이다.

사십대여, 이제는 겁 없이 자신을 흔들어보자. 그렇게 흔들어 떨어져 내리는 것들은 과감하게 버려 버리자. 그래도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게 바로 당신이 키워야 할 신념 덩어리이다. 그 다음부터는 세상의 어떠한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나로 키우면 되는 것이다. 자신과 세상에 가치 있는 신념 덩어리로 말이다.

임인경

<이끌림 컴퍼니> https://iklimcompany.modoo.at/
<한국자존감육아연구소>대표코치, 자기계발 작가,
상담가, 강연가: 동기부여/자존감/ 부모자녀교육
저서: 《엄마 자존감의 힘》외 3권